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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분요리를 처음 하면서 제이님도 이름을 붙이는데 고심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각 나라마다 같은 고기를 놓고 하더라도 조리법과 음식의형태도 다르고 언어의 표현도 달라서 새로운 이름을 붙일때 적당한 표현이 없어서 힘들 때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처음 대하는 것은 더욱 제목이나 말에서 그 내용이 함축적으로 표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가 느낀 것을 간단히 적어 봅니다.

우리말과 요리에는 냄비나 솥에서 하는 것은 주로 삶거나, 끓이거나, 찌는 것 인데 서양요리에서는 찌는 것은 예외이고 굽는 것이 추가가 되니 여기서부터 혼란이 옵니다. 우리는 굽는다면 석쇠에 굽는 것이 먼저 생각이 나고 다음은 후라이팬에도 굽는다고 하지만, 서양요리에서는 굽는 것은 일단 후라이팬이나 냄비에서 이루어지거나 오븐에서 이루어지고, 석쇠에서와 같이 음식물이 바로 불에 접촉이 되면 그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요.

서양에서 보면 굽는 것에 은은한 불에 푹 굽는(?) 것이 있습니다. 독일어권에서는 슈몰브라텐(schmorbraten)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질긴 부위 쇠고기 덩어리를 뚜껑 닫힌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 오래 올려놓지요. 더 고급으로 하려면 뚜껑 있는 도기에 넣어 오븐 불에 은은히 구워냅니다.

우리의 저수분요리는 분명 이것에 가깝다고 봅니다. 독일에서는 이때 물을 조금 넣기도 합니다. 건져낸 고기를 얇게 썰고 남은 국물로는 소스를 만들어서 내지요. 뚜껑 없이 오븐에서 바로 굽기도 하고 표면이 노릇노릇 잘 굽히게 이리저리 뒤집기도 하지만 모두들 비슷한 내용입니다. 슈니쩰도 오븐에 구운 돼지고기 덩어리 잘라서 그 국물로 만든 소스 뿌린 것이고요.

우리의 저수분 요리는 당연 한국요리니까 한국식 이름을 붙여야 하는데 굽는 것은 분명 아니고, 물이 들어가지도 않으니 삶는 것도 아니고, 채반에 받치지도 않으니 찌는 것도 아니고, 두꺼운 바닥에 약한 불로 은은하게 가열된 뚜껑 닫힌 냄비가 오븐역할을 하는듯하기도 하고 하여간 독특한 새로운 조리법인것 같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돼지수육과 닭백숙의 저수분요리는 삶는 것도 아니고 찌는 것도 아닌 두 개의 중간 또는 합성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약한불로 제물에 찌는 것 즉 제물찜 정도랄까.

돼지수육을 주로 삶기는 하지만 쪄내기도 하고, 닭백숙은 전통적으로는 물에 삶으면서 찹쌀주머니 넣고 함께 고아내지만 최근엔 채반에 쪄내는 백숙전문음식점도 있으니 찐다는 표현이 어색하지도 않을것 같습니다.

하여간 몸에 좋지 않은 기름기는 쏘옥 빠지고 맛과 영양분은 고스란히 찐하게 남아있는 저수분요리 너무 좋은것 같습니다.

특히 요령만 한번 터득하면 조리법도 쉽고 너무 좋네요. 아마 에너지도 절약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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