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2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남자 심리’앙케트 결과, 놀랍게도 여자는 남자를 잘 몰랐다.
연애는 꼭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녀는 ‘우린 서로가 원하는 게 뭔지 몰라’라는
애매한 말을 남기고 끝나버린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궁금하다.
똑똑하고 잘나가는 여자들은 좋은 남자를 찾기 힘든 걸까?
남자들은 ‘똑똑한 여자=피곤한 여자’라고 생각한다.
클린턴의 얼굴을 볼 때마다 ‘힐러리? 너무 피곤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똑똑한 여자는 사랑에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의 저자 스티븐 카터는 “똑똑한 여자는 흥미롭지는 않지만
의지할 만하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편안하고 솔직하게 의논할 수 있는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남자들은 예쁘기만 하면 머리가 텅 빈 여자도 좋아할 수 있나?
있다. 하지만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상대 여자에게 자신의 2세를 상상해본다.
따라서 남자가 무조건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크게 잘못됐다.
어떤 남자도 머리 텅 빈 딸을 낳고 싶어하진 않는다.
‘싱글즈’의 엄정화 같은 여자와는, 가볍게만 만나고 싶다
앙케트 응답자 75%가 가볍게 만날 수 있으나 여자친구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다.
영화를 본 여자들이 ‘앞서가는 여성상’이라고 느끼는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한 잡지사 편집장이 한 말이 기억난다.
일본이나 미국 수준으로 성적으로 개방된 사고방식을 가진 여성들이 우리나라 인구의 30%라고 한다면, 그런 여자를 수용할 수 있는 한국 남자는 겨우 5%에 불과하다는 얘기였다.
즉 25%의 여성은 수준에 맞지 않는 남자를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거나 외국 남자와의 연애를 생각하거나 독신으로 남는다.
한국 남자가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여는 속도는 한국 여자의 경우와
정확히 4배 차이가 난다.
남자는 너무 느리고 여자는 너무 빠른 것이다. 이 보조를 맞춰주지 못하는 한국 남자는 겉으로는 ‘상관없다’고 얘기하지만 결국 ‘난 하나도 몰라요’ 같은 여자를 선택한다.
그래서 영화 ‘싱글즈’의 엄정화는 그 화려한 과거를 뒤로하고 별로
원하지 않는 남자와 섹스를 하고 ‘싱글맘’의 길을 선택한다.
영화 속 엄정화 같은 여자? “그냥 가볍게 만나고 싶다”라고 남자들은 입을 모아 얘기한다.
seventeen 영화 ‘싱글즈’는 어떻게 봤나?
김동기(이하 김) 재밌었는데…. 사실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만큼은 아니었다.
박민(이하 박) 엄정화가 욕하는 장면을 보고 약간 놀랐다. 욕은 나도 잘 안 쓰는데(웃음).
정상훈(이하 정) 영화 속에서 남자들이 기운이 하나도 없게 나와서 화가 났다.
연애에 있어 전혀 결정권도 없고 요란한 여자들의 거추장스러운 애완견처럼 비쳐졌다. seventeen 여성 관객들은 무척 재밌어하면서 ‘내 얘기야’라고 하는 경우도 많던데.
박 어떤 영화지에서 사실적인 리얼리티가 넘친다고 얘기하던데,
솔직히 엄정화 같은 캐릭터는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
김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 여자 후배나 선배 중엔 없겠지.
소위 남자들이 ‘헤프다’고 표현하는 여자들은 그렇게 자신 있게 자신의 사생활을 떠벌리진 않는다. seventeen 영화 싱글즈에서 ‘엄정화’ 캐릭터는 마흔 명쯤의 남자와 섹스를 한 인물로 설정돼 있다. 그런 여자와 사귈 수 있나?
김 환영한다. 그냥 가볍게 만날 수 있는 관계로. 남자들끼리는 그런 여자를 빗대 심한 표현(‘걸레’라던가)을
쓰면서 음담패설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이런 상황을 뻔히 예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여자와는 사귀고 싶지 않다.
박 솔직히 남자들이 이해한다고 하면서 21세기형 여성이네 어쩌네 해도, 내 여자친구로 만나고 싶진 않다.
차라리 보수적이고 구시대적이라는 비난을 듣는 게 낫다. 절대 싫다.
정 여자친구로 만나고 싶진 않다. 그런 과거를 내가 전혀 모른다면 사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seventeen 세상이 달라졌고 여성의 사회적 위치도 높아졌다. 여전히 여자들은 남자들처럼 성적으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는 것인가? 남자들처럼 말이다.말이다.
정 그런 여자가 싫다는 건 아니다. 그런 여자들을 비난할 생각도 없다.
단지 내 생활권은 아니라는 얘기다. 남자들 대부분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김 남자는 본능적으로 개방적인 여자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어디서 들었는데
그런 여자들에겐 태어날 자기 자식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하더라.
시쳇말로 그 애가 내 아이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여자들이 부담스러운 게 아닐까. seventeen 영화처럼 여자들이 모여서 남자친구와의 섹스 라이프를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주변의 여자친구들이나 후배 가운데 어젯밤 남자와의 섹스에 대해서
얘기하는 걸 들어본 적 있나?
정 없다. 그냥 소문으로 누가 누구랑 사귀었으니까 잤을 거라고 짐작하는 것이지 대놓고 얘기하는 여자들은
없다. 주변에서 그렇게 자신 있게 얘기하는 여자를 본 적도 없다.
그런 여자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박 모이면 얘기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자세히 얘기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거미줄 어쩌구저쩌구 얘기하는 걸 보고 놀랐다.
거의 남자들이 오랫동안 섹스를 안 하면 ‘너 요즘 손에 근육 생긴 것 같다’라는 농담을 하는 것과 같지 않은가. seventeen 혹시 남자들은 그런 여자에 대해 어떤 콤플렉스를 느끼는 게 아닐까?
박 그럴 수도 있다. 나에게 만족할 수 없는 여자는 두렵다.
정 비교 대상이 많으니까. 그것도 남자로서 자존심 상하는 문제다.
성적인 능력에 있어서 남자의 자존심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
김 이렇게 얘기하면 남자가한심해 보이는데, 남자는 그렇다. 내가 봐도(웃음).
**msn 메신저를 통해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요약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강하고 센 여자들의 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강한 여자가 되는 건 중요하다.
그래서 ‘강한 여자’의 개념을 이렇게 정의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첫째, 당신의 기준에서 섹스의 개념을 자유롭게 정했다 하더라도 남자에겐 절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척하자.
둘째, 당신이 능력 있는 여자가 되기 위해 혼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더라도 남자에게는
그 사실을 알리지 말라.
셋째, 남자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말하거나 보여주지 말라.
여전히 우리는 여자는 훌륭한 거짓말쟁이가 되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걸 명심하자.
여자와 남자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르다? 남자들이 연애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감정의 교류’이고 연애할 때 가장 부담스러운 것
은‘데이트 비용’이란다. 연애를 바라보는 남자의 이 두 시각은 여자들의 입장에선 비논리적인 단순의 극치로
느껴진다.
여자와 남자가 만나 연애를 한다. 남자는 그들의 오르가슴처럼 확 달아올라 이내 만족하고는 다른 먹이를
기웃거린다. 이와 반대로 여자는처음엔 발을 담그려 하지 않다가 천천히 빠져들고 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한다.
시간이 흘러 여자는 남자가 변했다고 생각하고 남자는 여자가 집착한다고 느낀다.
둘에게 필요한 건 ‘대화’가 아니다. 대표적인 연애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언급할 필요도
없이 둘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
서로 다른 ‘종(種)’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연애의 요령이 생길 것이다.왜 남자는 한 여자에게 만족하지 못할까?
본능이라서 뭐라고 말하기가 힘들다.
스스로 ‘한 여자에게 만족하는 좋은 남자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가도 잘 조절이 안 된다.
하지만 여자친구를 사귀는 남자들을 보면 한 여자에 만족하려고 노력한다.
여자들이 연애할 때 가장 이해해주지 못하는 건 아무런 감정 없이 지나가는 예쁜 여자를 본다던가
다른 여자에게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여자친구와 열렬히 사랑할 때조차도 그런 반응이 일어나는 걸 어떻게 한단 말인가.
이런 걸 여자들이 그냥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를 인정해주지 않고 잔소리를 해대면 정말 짜증이 난다. 신현준(22세·대학생)
남자들의 불타던 연애가 시들해지는 이유는 ‘신뢰가 쌓였다고 생각하기’때문이란다.
여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잡은 물고기에겐 더 이상 떡밥을 주지 않는다는 식은 아니라는 응답이다.
여자들이 믿어주어야 할 이야기는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따라서 예쁜 여자를 쳐다보는 건, 그냥 보는 것이다.
여자친구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여자들은 이 말을 믿는 수밖에 없다.
믿지 않으면 우리의 연애는 치졸하고 구차해지기 때문이다.
왜 남자는 돈 주고 섹스를 하는 걸까?
주변 남자들에게 물어보면 자기는 가본 적이 없다고 얘기한다.
혹자는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들이 더 많이 간다고 한다. 성적 충동이 더 자주 일어나니까.
엄연히 창녀촌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는 것 같다. 그런 장소에 대한 호기심과 부담 없는 여자와의 섹스에 대한 환상, 그런 것들 때문에 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아직 가본 적 없다. 가고 싶지 않다. 사실 모든 남자들이 이렇게 얘기한다. 김의찬(22세·유학생)
남자가 돈으로 섹스를 산 역사는 인류와 함께한다.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그들을 공격할 순 없다. 남자에 대해 여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은 그냥 ‘본능’이라는 이름으로 덮어두는 게 가장 속시원하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돈으로 섹스를 사고 난 후 죽도록 후회하며 ‘다시는 가지 않겠어’라고 다짐하고 나서
또다시 그곳에 가는 게 남자라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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