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아들 셋을 두고도 늘그막에 자녀들과 따로 살게 되었다.
어릴 때는 그토록 착하고 효성스럽기 짝이 없던 아들들이 이제는 며느리한테 꼭 쥐여 분가 할 것을 주장하자(나쁜 아들...며느리..흥) 건강이 허락될 때까지 서로 따로 사는게 편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자식들은 처음에는 1주일이 멀다 하고 우르르 손자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그녀를 찾는 일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손자들이 보고싶어 잠깐 들르라는 전화를 해도 바쁘다는 핑계를 대는 일이 잦았다.
그러자 그녀는 노년의 외로움이라도 달래려는 듯 보석이나 장신구 따위의 패물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그녀의 남편은 그런 그녀를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돈 달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그런 값비싼 보석들을 사모으는데야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집안에 무슨 일이 있어 며느리들이 다 모이면 으레 그 패물들을 며느리들이 보는 앞에 꺼내놓고 손질을 하곤 했다.
자호박이니 비취니 루비니 하는 따위의 보석들을 호호 입김까지 불어가며 닦기도 하고 몸에 한번 걸쳐 보기도 했다.
그러자 며느리들의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녀를 찾는 횟수도 잦아졌을 뿐만 아니라 서로 돈을 갹출해서 보약을 지어오는 일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며느리들에게 이런저런 작은 패물들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크게 득별한 일도 없이 갑자기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
누구보다도 며느리들이 슬피 울었다. 문상 온 사람들이 이 집엔 다들 효부를 두었다.는 말들을 하고 돌아갔다.
그녀의 남편은 장례를 치르고 나서 이것저것 아내의 유품을 정리했다.
결국 아내가 사모은 패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생전의 아내가 자기 분신처럼 아끼던 물건들을 며느리들이 잘 간직해 주기를 바랐으나 어떻게 나누어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패물의 종류와 값이 다 달라 세 며느리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기가 어려웠다.
세 며느리 또한 서로 비싼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눈치여서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는 세 며느리를 불러 앉혀놓고 말했다.
내가 이걸 갖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며느리인 너희들에게 주고 싶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나누면 좋을지 모르겠구나... 너희들 셋이서 잘 의논해서 정해 보아라.
며느리들은 곧 의논을 하고 돌아왔다. 큰며느리가 며느리들을 대표해서 입을 열었다.
패물을 몽땅 팔아서... 그걸 현금으로 똑같이 셋으로 나누어 주세요.
허허, 그게 진정으로 하는 말이냐?
네. (기가 차고 황당한 일이다... 바보)
그것은 그가 가장 바라지 않았던 결론이었다.
고얀 것들, 시에미 패물을 그저 돈으로 밖에 안 보는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언짢았다.
그렇지만 그는 시아버지로서 며느리들에게 한말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그는 그 길로 보석상을 찾았다.
중년의 보석상 주인이 이리저리 아내의 패물들을 살펴보더니... 잔뜩 이맛살을 찌푸렸다.
할아버지, 이거 어디에서 사신 겁니까?
내가 산 게 아니네... 죽은 내 마누라가 산 걸세.
할아버지... 이 물건들은 모두 가짭니다. 저는 혹시 할아버지가 속아서 사셨나 했습니다.
순간, 그는 심한 현기증을 느꼈다. 울컥 어떤 서러움 같은 것이 치솟아 올랐다.
죽은 아내가 왜 그토록 패물을 사모았는지 그제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
133753 | 다이어트시작 | 처녀자리 | 2024.11.27 |
133752 | 제주도 갑니다. | 해찬나래 | 2024.11.27 |
133751 | 오늘도승리하세요 | 핫팬츠 | 2024.11.27 |
133750 | 지금 제주이신분??? | 아론아브라함 | 2024.11.27 |
133749 | 포세이돈 재미있네요..ㅎ | 미국녀 | 2024.11.27 |
133748 | 우 심심하네요 ㅠ | 지후 | 2024.11.27 |
133747 | 자동차박물관이요~ | 무리한 | 2024.11.26 |
133746 | 연아가 아무리예뻐도 !! | 카제 | 2024.11.26 |
133745 | 세번째 제주나들이 | 큰애 | 2024.11.26 |
133744 | 따까리 | 권시크 | 2024.11.26 |
133743 | 오늘도 힘차게... | 그대와나 | 2024.11.26 |
133742 | 짜증나는 아침.. | 친화력 | 2024.11.26 |
133741 | 낼 출발합니다~ | 마루 | 2024.11.26 |
133740 | 수도 터졌을때말이에요~ | 소 | 2024.11.26 |
133739 | 진정한 구도자 | 보람 | 2024.11.25 |
133738 | 화성인 바이러스.. | 예님 | 2024.11.25 |
133737 | 기운내세요~ | 푸르 | 2024.11.25 |
133736 | 올레시장 중앙통닭 포장밖에 안되나요? | 던컨 | 2024.11.25 |
133735 | 혹시요 | 벤자민 | 2024.11.25 |
133734 | 제주도갑니다~ | 뚜야 | 2024.11.25 |
133733 | 내가 드리는 작은행복 .............................. 인생에 동행할 친구가 있다면 | 한길찬 | 2024.11.25 |
133732 | 씨앗 | Addictive | 2024.11.25 |
133731 | 이제 점심식사 시간입니다~ | 딥공감 | 2024.11.25 |
133730 | 스스로 명품이 되라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 | 죄암죄암 | 2024.11.25 |
133729 | 신기생뎐은... | 횃대비 | 2024.11.24 |
133728 | 낼 에버랜드가요.... | 동백 | 2024.11.24 |
133727 | ^^ 처음이에요 | UniQue | 2024.11.24 |
133726 | thanks~~~ | 가막새 | 2024.11.24 |
133725 | 담주에 제주도 가요 | 한별 | 2024.11.24 |
133724 | 칭찬합니다. | 해사랑해 | 2024.11.24 |
133723 | 드뎌 기본 일정을 정했어요 | 나오 | 2024.11.24 |
133722 | 제주엔 | 꽃 | 2024.11.24 |
133721 | 우수입니다! | 딸기맛사탕 | 2024.11.23 |
133720 | 퍼스나콘? | 사과 | 2024.11.23 |
133719 | 열심히 활동해야겠네요 .ㅎㅎ | 연체리 | 2024.11.23 |
133718 | ..... | 차분나래 | 2024.11.23 |
133717 | 제주여행정보 너무 좋네요 | 핫자두 | 2024.11.23 |
133716 | 선물 | 하랑 | 2024.11.23 |
133715 | 술 좋아하는 회식 | 새콤이 | 2024.11.23 |
133714 | 떠나요 둘이서~ | 보물선 | 2024.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