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2-3세 아이를 위한 좋은 책
이때부터 아이들은 언어가 급속하게 발달하고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다양한 것들에 호기심을 나타내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인식할 수 있다. 자기 나름대로 상상을 즐기며 좋아하는 책이 생긴다. 좋아하는 책은 아이가 싫다고 할 때까지 반복해서 계속 읽어주는 것이 좋다. 그 책은 아이가 지금 필요로 하고 있는 어떤 것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꾸러기 깐돌이(지경사, 오토모 사치코 글,그림)
이 책은 시리즈물이다. 이 책 역시 너덜너덜해진 책이다. 얼핏 보기에 만화같은 단순한 선과 고급스러워보이지 않는 장정 덕에 엄마들의 손이 가지 않는 책이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구불구불한 선이 오히려 아이들의 그림같은 친근함을 풍기고 구석구석 숨어 있는 작은 이야기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풀잎 하나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작은 벌레를 찾아냈을 때, 아이의 마음도 풀잎과 함께 살랑살랑 흔들리는 걸 볼 수 있다. 풍부한 의성어와 의태어는 엄마들에게 읽는 재미도 함께 선사한다. 우리 아이가 특히 좋아한 책은 ’간질간질 강아지풀’ , ’깐돌이의 까꿍놀이’ , ’빨간 공이 통통통’이었다
집 둘레를 살펴보면 강아지풀 한 두 포기쯤은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걸 가지고도 여러 가지 놀이를 할 수 있다. 깐돌이와 동물친구들처럼 간질이기 놀이를 할 수도 있고, 손바닥에 올려 놓고 ’오요오요’하며 기어오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선지 우리 아이는 늘 풀이 있는 곳이면 고개를 들이밀고 벌레를 찾아보곤 했다.
▶숨쉬는 항아리 (보림, 정병락 글, 박완숙 그림)
숨쉬는 항아리 designtimesp=18288는 솔거나라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솔거나라는 보림출판사에서 펴낸 전통문화 그림책 시리즈다. 우리가 잊고 사는 우리 나라의 전통문화를 아이들이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기획이 뛰어나다. 그 가운데 아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책이 바로 ’숨쉬는 항아리’다. 숨쉬는 항아리의 캐릭터가 살아있고 이야기 전개도 아이들의 모험심을 적당히 자극하며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 작은 항아리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 이야기는 자아개념의 발달이 서서히 이루어지는 이 시기의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밀가루 반죽놀이는 아이들의 손 조작능력을 발달시키고, 창의력을 키워준다. 아이와 함께 여러 가지 색깔의 반죽을 만들어 여러 모양의 항아리와 그릇들을 만들어 보고, 음식들도 만들어 담아본다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 직접 김치를 담가본다거나 메주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눈오는 날(비룡소, 에즈라 잭 키츠 글, 그림)
눈오는 날 designtimesp=18294은 좀 색다른 그림책이다. 흑인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다 콜라쥬 기법을 활용하여 눈오는 날의 느낌을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 일상에서 겪는 모든 일들이 아이에게는 하나의 모험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아이가 보는 세계는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 눈오던 날, 밖에서 들어온 아이가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엄마, 나 눈천사 만들었다. 그 한 마디로 아이가 눈 속에서 겪었을 많은 일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왔다. 아이는 또 눈뭉치를 가지고 들어와 그릇에 담아놓고 녹아가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나름대로 눈을 녹지않게 하는 방법을 궁리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드디어 냉동실에 보관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부모가 굳이 시키지 않아도 아이는 알고 싶은 것은 알아내고야 만다. 그림책은 그것을 도와줄 수 있다. 색종이를 접어 가위로 오려 여러 가지 눈송이 모양을 만들어 모빌을 만들어도 좋고 도화지에 붙여 벽에 전시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