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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SK 최정은 2014시즌을 돌아보며 “완전 망한 시즌”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아쉬운 것들이 많았다,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올해 출전한 경기 수는 82경기에 308타수. 규정타석에 들지 못하며 많은 기록들이 깨졌다. 5년 연속 3할 타율, 5년 연속 100안타, 5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 7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등 연속 기록들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시즌 초 극심한 부진을 만회했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했다. 시즌 초 5월까지는 2할초반대 타율을 기록, 여기에 허리 부상까지 겹치며 급기야 1군 엔트리에서 빠지는 상황까지 왔지만 7월 복귀한 최정은 다시 월별 타율 3할~4할대를 기록하며 커리어를 찾아갔다. 시즌 타율은 3할5리, 홈런 14개, 도루 7개, 타점은 76개.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마치긴 했으나 최정의 이름값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다.

최정은 “깨진 기록이 많아서 아쉽다. 3할-20홈런은 꼭 달성하고 싶은 기록이었는데 하지 못했다. 꾸준하게 야구를 하고 싶은 것이 목표였는데 그러지 못해서 올해는 최고 망한 시즌이다. 그래도 타점이 많아서 위안이 된다.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그 어느 누구보다 올시즌을 가장 완벽하게 보내고 싶었던 최정이다. FA 1년 전부터 최정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대단했다. 그 역시 모를 리 없었다. 안정적으로, 하던 대로만 해도 성적은 보장될 수도 있는 일. 하지만 최정은 모험을 택했다. 야구 인생에 있어 중요한 건 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더 발전하고 싶었다.

최정은 겨우내 몸을 키웠다. 지난 해 체력에 대한 중요성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힘이 기술을 이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힘이 떨어지면 되지 않는다. 여름 지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체력 보완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 집중해서 훈련했다”고 말했다. 체중은 8kg이 늘었다.

하지만 2014시즌은 그의 생각대로 흘러가진 않았다. 오히려 체중을 늘린 것이 결과적으로 보면 최정에게 독이 됐다. 수비에서도 ‘예전처럼’ 순발력 있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평가도 들어야했다.

최정은 “내가 수비에서 한창 좋았을 때는 스물한 살, 스물두 살이고 벌써 스물아홉 살이다. 요즘은 못 움직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나도 속상하다. 그 수비력을 유지하는 게 내 임무지만 아무래도 그때와 비교하긴 무리인 것 같다”면서 “올해는 체중과 함께 근력을 같이 키워야하는데 아무리 근력을 키운다고 웨이트를 많이 했어도 근력이 체중을 이겨내지 못했다. 순발력도 떨어지고 그러면서 부상도 많이 왔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배울 것도 있었다. 인생 공부를 했다는 것이었다. 선수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하는 FA. 이에 앞서 최정은 도전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기에 더 이상의 아쉬움은 없다.

최정은 “몸관리나 나에 맞는 밸런스, 적정 체중도 깨달은 것 같고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돈 주고도 경험하지 못할 일을 올해 했다고 생각한다. 야구 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살아갈 때 다 내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다. 내 뜻대로 삶이 되진 않는구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 정말 인생공부를 제대로 했다”고 말했다.

한 번의 실패를 거친 최정. 그는 다시 달려간다. 실패 확률은 줄어들었다. 여기에 실패했을 때,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도 깨달았다. 그는 내년 시즌 어디로 가는지보다 어떻게 잘 해야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었다.

그는 “올해 실패하긴 했지만 그럴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다음에 또 실패를 하더라도 완전히 바닥으로 내려가진 않을 것 같다. 내년 시즌 어떻게 하느냐가 어느 팀에 있는 것보다 중요한 것 같다. 내년 시즌은 살빼는 것부터 시작이다. 10월부터 체중을 줄였다. 한창 좋았을 때 체중과 밸런스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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