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역전승’ LG-SK, 장군멍군 대접전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와 SK가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하다. 두 팀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막판 예민한 집중력을 과시했다. 포스트시즌에 가는 팀은 하나겠지만 두 팀의 투지는 칭찬할 만하다.

1.5경기를 사이에 두고 4·5위를 달리고 있는 LG와 SK는 7일 경기에서 동반 역전승을 거뒀다. 먼저 테이프를 끊은 쪽은 SK였다. SK는 7일 문학 NC전에서 0-1로 뒤진 9회 2점을 내는 투지를 발휘하며 2-1로 역전승했다. 앞으로의 일정에서 패배 자체가 4강 가능성을 급격하게 줄어들게 하는 SK로서는 천금같은 승리였다.

이날 NC 선발 이재학에게 8회까지 안타 2개, 볼넷 하나로 완전히 막혔던 SK는 9회 반전의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선두 임훈이 대타로 나서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1사 2루에서는 대주자 김재현의 허를 찌르는 3루 도루로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명기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3루에서는 조동화의 스퀴즈 번트가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2사 1,2루에서는 박정권이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치며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당시까지만 해도 잠실에서 LG가 삼성에 뒤지고 있어 SK는 승차를 반경기로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경기를 먼저 마친 선수단도 내심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LG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리그 1위 삼성, 그것도 삼성의 불펜을 상대로 역시 역전극을 만들며 SK는 씁쓸한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3-5로 뒤진 상황에서 8회를 맞이한 LG는 선두 오지환과 정성훈이 안지만을 상대로 나란히 안타를 치며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LG는 1사 1,3루에서 박용택이 차우찬에게 적시타를 쳐내 따라 붙었고 이후 이병규의 우중간 안타, 이진영의 우전 안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LG는 최승준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치는 등 9-5까지 앞서 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역전에 성공한 LG는 9회 이동현이 삼성의 추격을 잠재웠다. 4강에 대한 절박함으로 뭉친 두 팀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장군과 멍군을 외친 셈이다. 시즌 한 때 9위, 8위까지 처졌던 두 팀은 자신들이 4강에 갈 만한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