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친구와 단둘이 어르신들의 관광패키지에 얼결에 끼여서 관광버스춤을 눈앞에서 멀미나게 지켜보고, 결혼해서는 남편과 단둘이 지금은 사라진 파라다이스 비치 호텔에서 낭만적인 여행을 즐기고, 아이를 낳아 어린 딸을 데리고 떠난 여행은 힘들고 고되기만 하다가...몇 년 후에 친정부모님과 함께 떠난 제주 여행에서는 인터넷으로 찾아낸(지금보다는 많이 부족하지만요)맛집을 찾아 해안도로를 따라 너무 행복한 여행을 했습니다.
이제...10여년전 여행에서만 해도, 가는 곳마다 맛난 술과 음식을 즐기시던 친정아버지가 노환과 치매 초기 증상으로 걷는 것조차 많이 힘들어하시고는 가장 먼저 찾아가고 싶은 곳이 제주도라고 하셔서 다시 한번 제주도를 찾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마지막 가족 여행이 될지 모르겠다는 절박함이 마음이 즐거움과 동시에 무겁기도 합니다.
아버지 편안하게 여행하시라고, 렌트카도 편하고 좋은 고급승용차를 빌리고 숙박지도 고급 리조트만 골라 일정을 짰습니다.
그 좋아하시는 술을 한 방울도 드실 수 없어서 전처럼 달고 맛나게 회도 드시고, 고기도 드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참으로 몰인정한 딸이라 지난 번 제주 여행에서 매일 같이 식사에 술을 함께 하시는 아버지와 마지막날 밤 신라호텔 정원에서 싸우고 돌아섰던 기억마저 죄송하고 마음 아픕니다.
한 달이 넘도록 검색을 하고 또 해봐도, 맛집 정보는 정말 다녀오신 분 보다는... 비슷 비슷한 사진만 올라있는 요상한 파워블로거들이 눈속임 한다는 생각에 맛집 목록을 기록하고 지우기를 반복합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인터넷이나 세상사나 어찌 숨어있는 거짓들이 많은지, 검색에 지쳐 전부터 남편이 가입을 권한 오키에 이제야 가입해서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