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아빠가 되는 후배에게
요즘 여기저기서 축하 인사받느라고 행복하지? 양가 부모님도 기다리던
소식이라서 기쁨은 더하겠지...주위에서 이런저런 행복한 이야기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을거라고 생각하고 이 선배한테는 독한 얘기 좀 들어라.
지금 맘껏 행복해하고 즐거워해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 있으면 지금하고...
그놈 세상에 나오면.....잃어버린 30년 세월이 올 거다~~설운도 노래 제목이 아니야~~
적어도 네 자식 시집 장가 보낼 때 까지는 네 인생 종 쳤다고 보면 되~~
이렇게 말해도 실감이 안 날 거야. 어른들이 가끔 말씀하시는 게 있어 세상에서 젤 무서운 게
자식놈이라고.....너도 이제 세상에서 젤 무서운 존재를 득템한거야. 축하해~ㅎ
네가 앞으로 겪어야 될 일을 잠깐 맛보기로 몇 가지 말해줄게
네 2세가 태어남과 동시에 천사와 악마를 체험하게 될 거야. 너무나 평화롭고 포근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의 천사와 밤새도록 미친 듯이 울어 되는 악마를 동시에 만날 거야
그때 소원은 단 한 가지 밖에 없단다. 빨리 커서 걸어 다니고 말이라도 해서 의사소통이
됐으면 하는 소원....하지만, 이런 소원이 앞으로 닥쳐올 무서운 암흑의 서막이란다.
네 2세가 말을 하고 걷기 시작하면 네가 청소년기에 봤던 텔레토비란 어린이 프로가
생각날 거야~~넌 TV에서 봤던 그 텔레토비를 득템한거야~ 사람 가장 환장하게 하는
무한 반복이란 행태를 접하게 될 거야.진짜 밑도 끝도 없어~~그냥 계속 해 달래~~뭐 하나
필이 꽂히면 계속 끝도 없이....네가 아마 20년 만에 가출의 충동을 느낄 거야.
내가 미리 팁을 주면 아들이라면 자동차 그리는 연습해~~그리고 공룡 이름 미리 좀 외워두고..
남자 애들은 열이면 열 다 똑같아~
이쯤 되면 슬슬 네가 그렇게 살아오면서 욕을 해왔던 학교 교육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고마운
제도인가를 깨닫게 될 거야. 누군가가 네 자식을 다만 몇 시간이라도 맡아서 보살펴 준다는 게
정말 하늘에 감사하단다. 하지만, 이런 즐거움도 잠시....
이 시기가 되면 네 자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눈이 떠진단다. 좀전에 언급했던 공룡 이름
줄줄 외운다고 네 자식이 천재라고 착각했던 오만함이 구구단 3단에 일주일째 멈춰 있는
네 자식을 보며 처가집 유전자를 따져보다 와이프와 대판 할 거야. 여기서 보통 부모가 하는
아주 흔한 말이 탄생해~~바로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우리 집을 예로 들면 그 건강하게 자란 녀석이 지금 중1이야. 지금 시험기간인데 사회 점수를
아주 충격적으로 받아 왔어...그래서 어제 형우엄마가 저녁상에서 아버지가 마시다 남겨놓은
소주 반병을 꺼내와서 한잔 따라 마시더니
나 아무래도 전생에....나라를 팔아 먹었나봐...그러지 않고서야 저런 새끼가 내 자식이야..
그런데 형우가 아침에 나한테 몰래 돈 좀 달래. 시험 끝나고 친구들이랑 영화 본다고......
지 엄마가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건 아는지 물어보고 싶었어...
이쯤 얘기 듣고 너도 생각할 거야 아들 말고 딸이면 어떻겠냐고...초등학교 5학년 우리 딸
송이 너도 알다시피 자라 오면서 부모 속 한번 안썩이고 아주 반듯하게 커 왔어....근데
송이가 아주 한방에 훅~보내더라
얼마 전에 우리 딸 치과에 갔다 온 거 알지? 치아 교정 상담받으러 갔잖아...
요즘 나오는 경차 풀 옵션 견적하고 비슷하게 나왔어~ 나 그 견적 보고 내 딸을 김태희로
만들 욕심은 없다고 했는데...그냥 보통 사람으로 만드는 정도래..그냥 평범한 얼굴...
나 내년에 14년 된 차 바꿀 거라고 자랑했지? 못 바꿔....운전석 창문 고쳐야겠어.
예전에 부모님께서 했던 말이 자꾸 생각나...자식이 아니라 웬수라고 ㅎㅎ
그리고 너에게 가장 무서운 한마디 마지막으로 해줄게....눈을 감고 지금까지의 네 삶을
잠깐 되짚어 보며 가슴에 손을 얹고 들어봐~~~
첫 애는..............................................................아빠 닮는다 ㅎㅎㅎㅎㅎ* 화니야 난 가끔 기분이 다운 되고 속이 상할때 몇개의 기분 좋은 단어들을 머리 속으로
생각한다....산...들....바람...그리고 형우....송이....너도 이제 기분 좋아지는 단어가
한개 추가 될거야~~~너 보다 백배는 더 힘들고 앞으로도 더 힘들 제수씨 지금도 잘하지만
더 위해주고~~축하한다~그리고 모든 대한민국의 부모님을 존경해라~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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