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 스며든 공포, 2009년 트라우마 SK는 10월 들어 잘 나가고 있다. 최근 3연승을 거뒀고, 5경기서 4승을 챙겼다. 믿었던 벤와트가 전력에서 이탈하고 최정도 정상 기용이 어려운 상황. 하지만 여건욱, 문광은 등의 깜짝 호투에 힘입어 상대 팀을 압박하고 있다.
10월의 사나이 박정권은 찬바람과 함께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특유의 가을 DNA는 승부처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를 하기도 전에 상대 팀 선수들을 질리게 만드는 SK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현재 전력이 수치상 어느 정도인지는 이제 중요치 않다. SK가 매일 이길 수 있는 흐름 안에 있다는 것이 포인트다.
그러나 SK는 여전히 5위다. 4위 LG와 1.5경기차가 유지되다 이젠 2경기차 까지 또 벌어졌다. 아직 사정권에는 있지만 따라잡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매일 이기는데도 차이가 별로 줄지 않는다. LG가 잘 지지 않는 탓이다.
9일 LG는 홈 최종전서 KIA에 0-6으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어 승리했다. 최근 4연승. LG는 4강에 대한 강한 희망을, 반면 SK는 찜짐한 분위기 속으로 빠졌다.
SK는 이와 비슷한 경험을 5년 전에 한 차례 했었다. 후반기 막판, SK는 19연승(1무 포함) 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에이스 김광현과 전력의 절반 이라던 박경완이 빠진 상태에서 거둔 성과였다. 모두들 SK의 역주를 놀라워했다.
하지만 결국 SK는 2위로 시즌을 마쳤다. 1위 KIA가 끝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SK는 매일 이겼지만 지지 않는 KIA를 이길 방법은 없었다.
상위팀이 승리 과정에서 극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는 점도 그때와 닮았다. KIA는 타이거즈가 해태 시절 이후 맛 보지 못한 우승을 향해 도전 중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팬들을 뜨겁게 묶을 수 있었다. 꼴찌에서 5할 승률까지, 기적을 실제로 체험하고 있는 LG 분위기와 많은 점에서 비슷했다.
승리 속에 스토리가 담겨 있다는 점도 그렇다. KIA가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하는데 가장 고비가 된 경기는 한화전이었다. 이날 한화 선발은 류현진이 예고돼 있었다. 반면 KIA는 선발 자리가 구멍이 났다. ‘어쩔 수 없이’ 택한 카드가 바로 이대진이었다.
통산 99승에 멈춰 있던 이대진의 등판. 이대진을 끔찍하게 여기는 이종범은 1회가 시작되자 마자 류현진에게 홈런을 뽑았다. 기가 죽어 있던 KIA 선수들은 이 홈런 이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고, 결국 이대진과 함께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경기 후 이대진을 꼭 끌어안고 흘렸던 이종범의 눈물은 타이거즈가 우승으로 가는 길에 때 마침 내린 단비와 같았다.
이번 주 치른 경기서 무려 3번이나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있는 LG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젠 ‘자신감’이라는 단어가 스스럼 없이 나오고 있다.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힘이 느껴지는 것도 당시의 KIA와 지금의 LG는 비슷하다. LG 주장 이진영이 조범현 당시 KIA 감독의 “우주의 기운이 우리를 돕고 있다”는 말을 차용(?)해서 쓴 것은 그런 느낌을 LG 선수들도 받고 있음을 뜻한다.
사람들은 2009년의 SK를 ‘사상 최강의 2위’ ‘값진 패배’ 등으로 포장해 줬다. 하지만 위로나 받자고 야구 하는 것은 아니다. 2009년의 주인공은 KIA였으며 SK는 그저 2위였을 뿐이다.
과연 SK는 2009년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러나 당시와 너무도 비슷한 전개는 기적의 가능성을 그 만큼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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