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명기, ‘반쪽 선수’ 탈출 선언
이명기(28·SK)가 새 시즌을 잔뜩 벼르고 있다.

수준급 타격 실력은 이미 검증을 마쳤다. 지난해 후반기 들어 맹타를 휘둘렀다. 역대 3위인 2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후반기 타율은 무려 4할1푼3리(155타수 64안타)을 기록하면서 프로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러나 공격만 좋은 ‘반쪽 선수’라는 인식이 강했다. 전문가들도 손에 꼽는 타격 실력을 가졌지만, 수비와 도루 능력이 다소 떨어졌다. 특히, 수비에 발목이 잡혀 타격감이 한창 좋았던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경기 후반 대수비 요원과 자주 교체됐다.

이명기는 지난해 부상으로 팀 스프링캠프가 아닌 재활군 캠프로 향했지만, 올해는 완벽한 몸 상태로 플로리다로 향했다. 지난해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수비와 도루에 대한 애정을 쏟을 기회가 왔다. 이미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 기간 내내 조원우 코치와 외야 수비 연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이명기는 “가장 부족한 것이 타구 판단이다. 타구 맞았을 때 판단이 늦다. 이 부분을 마무리캠프부터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자신감도 상당히 붙었다”고 말했다. 김용희 감독은 팀 색깔을 ‘뛰는 야구’로 정했다. 선수들 모두 기민한 주루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는 뜻. 이명기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이명기는 지난해 83경기에서 8도루에 그쳤다. 도루 실패도 6개나 됐다. 일찌감치 팀 내 리드오프로 낙점받은 탓에 ‘도루’에 대한 목표 의식도 분명하다. 이명기는 “올해 목표 도루수를 20개 이상으로 잡았다. 이번 캠프에서 도루 시 스타트 등을 보완할 생각이다. 빨리 달리는 것은 자신이 있다. 올해 적극적으로 베이스러닝을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타격 쪽에도 보완할 점은 있다. 이명기는 좌타자지만 밀어치는 성향이 강하다. 그는 “마무리 캠프 때부터 1, 2루간으로 타구를 보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스윙 궤도도 수정을 했다”면서 “올해 144경기로 경기수가 늘어났기에 이런 부분을 보완한다면 안타 개수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