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등판 미룬 SK, 기대효과와 불안감
SK가 ‘에이스’ 김광현(26)의 등판일을 하루 미뤘다. 여러 가지 상황이 감안된 선택이라는 평가인 가운데 기대효과와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다. 역시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줄 전망이다.
SK는 20일 문학 두산전 선발로 채병룡을 예고했다. 이 등판 예고는 다소간 의외였다. 순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SK는 14일 문학 삼성전에 김광현이, 15일 경기에는 채병룡이 선발로 나섰다. 순서대로라면 20일 문학 두산전에 김광현이, 21일 대전 한화전에 채병룡이 나서는 것이 맞지만 두 선수가 자리를 바꿨다. 이미 휴식일 일정에 이런 선발 일정이 예고돼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김광현의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여러 가지 포석이 담긴 한 수로 보인다. 이만수 SK 감독은 이에 대해 “상대성이나 기록, 휴식 등 여러 상황을 감안했다”라고 짧게 말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두산전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82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승리가 없는 구단이다. 반면 한화전에서는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18로 잘 던졌다. 기록만 놓고 보면 두산전에 나서는 것보다 한화전에 나서는 것이 더 유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에이스다. 이 기록만으로 모든 결정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존심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SK 마운드 사정도 고려된 결정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SK 선발진을 끌어가는 두 축인 김광현과 트래비스 밴와트는 떨어뜨려 놓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붙어있을 때는 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나름대로의 효과가 있다. 하지만 SK 마운드 사정을 본다면 떨어져 있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두 선수는 능히 6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다. 아무래도 불펜 동원이 적다고 봐야 한다. 반면 두 선수 이후 나머지 3명의 선발 투수들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불펜 투수들의 등판이 잦고 소화이닝도 많다. 3일 연속 불펜 투수들의 대거 등판이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닝소화능력에 기대가 큰 두 선수를 떨어뜨리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밴와트의 등판 때 아낀 불펜 전력을 다음 경기에서 투입시키고, 다시 김광현의 등판 때 조금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후반기 들어 비와 휴식일 일정에 득을 봤던 SK는 26일과 27일에 걸친 휴식일 이후에는 쉴 시간이 없다. 이를 고려해 이번 타이밍에 선발 로테이션의 손을 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단순히 이번주 선발 순서로만 본다면 다소간의 부작용도 우려할 만하다. 채병룡은 4일 휴식 후 등판이다. 이 감독은 “지난 경기 투구수가 100개가 안 됐다. 그 점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채병룡은 15일 문학 삼성전에서 97개의 공을 던졌다. 그래도 부담이 될 수는 있다. 미리 통보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김광현의 휴식일이 길어진 것도 리듬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표적등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화전 성적이 좋지 못할 경우 팀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희망고문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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